푸릇푸릇 단단하고 미끈한 매력에 반합니다.
집에 가져와 달아주니 노오랗고 탐스럽게 익어갑니다.
깜찍한 주근깨가 서너 개씩 늘어가면 달콤함과 부드러움도 함께 늘어갑니다.
주근깨가 많아질 수록 바나나의 향기도 점점 진해집니다.
마침내 이게 노랑색이여 깜장색이여 아리송해질 때면
우리는 바나나의 짧은 인생에 작별을 고하고파 집니다.
때는 이 때..
바나나로 베이킹을 하기에 최적의 시기인 흑반황반 바나나..ㅎㅎ
바나나향기가 술기운 만큼 강렬해서 이 때 케익이나 빵을 만들면 풍미가 가장 좋게 구워지죠.
주로 바나나브레드나 머핀에 사용되지만 이런 종류는 단맛이 강해서 자주 만들어먹기엔 조금 질리는 감이 없잖아 있구요.
저는 요즘 깜장바나나가 생기면 식빵으로 만들어 냉동해두고 틈틈히 풍족하게 먹는답니다.
맛도 좋고 부드럽고 향기롭고 건강하고.. 우아~~당췌 이게 일석 몇조인가요?
집에 늙어가는 바나나가 있다면 당장 식빵 한 덩이로 마술을 부려보세요.
주문은 그닥 어렵지 않답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 재 료 > 1컵=240ml
강력분(bread flour).......... 3컵
바나나(중간크기)............. 2개
따듯한 우유................. 125ml
실온버터............ 2Tbs
설탕................... 2Tbs
소금................... 1.5ts
이스트................ 2.5ts
Tip... 바나나가 한 개 뿐이라면!
우유량을 125ml에서 175ml로 늘리고, 베이크 시간은 5분 정도 줄이고
나머진 두 개짜리 레서피와 똑같이 만드시면 됩니다.
먼저 연로한 바나나를 모셔오세요. 전 식빵 두 개를 만들 거라 바나나가 쫌 많아요.
껍질을 벗기고 포크로 눌러가며 곱게 으깨주세요.
믹싱볼에 강력분을 먼저 넣고 설탕, 소금, 이스크를 서로 닿지않게 여기저기 곳곳에 묻어주세요.
그 위에 따듯한 우유와 말랑해진 버터를 넣고 마지막으로 으깬 바나나도 부어줍니다.
그리고 제빵기, 스탠드믹서, 손반죽 모두 15분 정도로 반죽해주세요.
Tip... 제빵기 경우 피자도우 풀코스로 굳이 돌리지 않고 20분 정도만 돌리고 꺼내셔도 괜찮답니다.
다 치댄 반죽은 둥그렇게 뭉쳐서 스텐볼에 넣고 따듯한 곳에서 1차발효를 해주세요.
저는 스티로폼 박스에 뜨거운 물과 함께 넣고 뚜껑을 닫아 발효를 시켜요.
중간에 발효상태를 봐가면서 식은 물을 한 번만 갈아주면 발효성능 하나는 끝내주는 아이템이죠.^^
Tip... 1차발효는 주로 1시간 정도이지만 도우의 부푼상태에 따라 발효시간은 조절해주셔야 해요.
주로 도우크기가 두 배에서 두 배 반 정도가 되면 성공이니 시간에 구애받지 마시고 꺼내주세요.
바닥에 덧밀가루를 뿌려준 후 반죽을 올려서 직사각형 모양이 되도록 밀대로 밀어주세요.
그리고 끝에서부터 공간이 뜨지않게 촘촘히 말아줍니다.
버터를 바른 파운드틀이나 식빵틀에 돌돌 말린 도우를 넣고 따듯한 곳에서 2차 발효를 시작합니다.
50분 정도가 2차발효 평균시간이지만 마찬가지로 시간보다는 도우 크기가 두 배 남짓이 될 때까지 유지해주세요. 도우가 제법 꽉 차게 부풀었죠?
Tip... 2차발효 중간 쯤에 오븐온도를 화씨 350도(섭씨 180도)로 맞춰 예열해주세요.
이번엔 식빵에 모양을 내볼께요.
그냥 구워도 되지만 그래도 명색이 식빵인데 가르마 정도는 만들어줘야죠.
얇은 칼날로 가볍게 스치듯이 선을 그어주세요.
너무 힘을 주거나 눌러서 그으면 자칫 발효된 가스가 빠지면서 빵이 푹 꺼져버리니까 조심조심~
마지막 단장까지 마치면 이제 350도(섭씨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어줍니다.
중간 렉에서 35분-40분 정도 굽는데 6-7분 남겨놓고 빵 윗면이 너무 진하다 싶으면 호일로 살짝 덮어주세요.
다 구워진 빵은 틀에서 빼내 식힘망에서 5분-10분 정도 뜨거운 김을 빼주세요.
그리고 바로 용기나 백에 넣고 그대로 밀봉합니다.
잠시 후면 비닐백 안쪽에 물기가 맺히게 되는데 이 때 만지지말고 그대로 두면 습기가 모두 빵으로 흡수가 되거든요.
이렇게 하면 다른 첨가물 없이도 식빵이 오래도록 촉촉하게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저 상태로 빵이 다 식으면 바로 냉동이나 냉장실로 보내서 드실 때마다 꺼내드시면 좋아요.
바로 뜯어드실 거라면 봉지에 묶을 필요도 없구요.ㅎㅎ
슬라이드 하실 경우엔 빵이 완전히 식은 후에 자르셔야 깔끔하답니다.
다 식은 후 저는 자르기 시작했어요.
전 식빵 자르는 순간이 정말 설레고 즐거워요.
식빵을 한 장씩 정성들여 자르면 그 한 장 한 장이 부드럽게 넘어가며 포개지는 모습이 넘 이쁘거든요.
빵 속에 갇혀있던 바나나 향기가 한 겹 자를 때마다 물씬 풍겨요.
바나나가 들어가서 일반 식빵보다 빵 속살 색깔이 좀 어두운 편이에요.
바나나 특유의 까만 섬유질도 중간중간 보이구요.
그리고 진짜 부드럽고 촉촉하답니다.
빵이 자꾸 넘어가서 받치고있던 제 손이 뚫고 나올까봐 조마조마 했어요.ㅎㅎ
독사진 한 장 찍어주겠다는데 자꾸 주저앉아버려 포즈잡기 참 힘든 식빵임.
깜장바나나가 너무 많으면 껍질을 벗긴 후 냉동했다 사용하세요.
만들 때는 너무 녹지않았을 때 으깨주셔야 물이 덜 생긴답니다.
없으면 찾게 되고, 있으면 대면대면한 달콤한 바나나들~
이제 많이 남겨져도 버리지 마세요.
식빵으로 만들면 토스트나 샌드위치로 두고두고 요긴하게 드실 수 있으니까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행복한 미즈님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