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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 샤워 커튼, 파우치 안에서 하얀 속살을 자랑하다
10-05-22 16:46 조회수 | 2,377
제가 얼마나 무던한(?) 사람인지 한번 보세요. ^^;
2년 쯤 전이었나봐요. 샤워 커튼을 새로 바꿨는데 안 커튼 폭이 너무 넓은 거예요. 그냥 넉넉하게 쓰지 싶어서 내버려 뒀는데, 샤워 후에 커튼이 마주 닿는 부분이 생기고, 그 사이는 안 마르고, 그러다 보니 곰팡이 피고, 그래서 자주 닦아 줘야 하고, 그래도 또 생기고, 또 닦고... 이 짓을 2년을 했네요. - -;

그러던 어느 날, '이걸 확! 잘라버려?'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가위를 들고 바로 실행에 옮겼어요. 커튼 봉에 살짝 여유 있을 만큼만 남기고는 좍!~ 잘라냈네요. 그랬더니 욕실이 한결 밝고 가벼운 느낌이 드는 거예요. 오호~ 게다가 샤워 후에 펼쳐만 놓으면 뽀송뽀송 말라서 곰팡이 걱정도 없을 것 같구요. 진작 자를 걸 무슨 보배나 된다고 2년이나 참았을까요. ^^;;;

그래서 아래 왼쪽 그림과 같은 길쭉한 커튼 조각이 생겼어요. 이게 지난 겨울. 이걸로 뭘 할까 생각하다가 봄 다 지나고 이제 여름 문턱에 들어 서고야 말았네요. 아, 맞다. 여름이 오고 있지. -> 여름 = 노출의 계절 -> 허걱, 이 살들.. -> 운동! -> 운동 후 샤워 -> 로션, 비누, 때수건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 헝겊 주머니는 젖잖아. -> 짚백! 근데 뽀다구가 안난다. -> 샤워 커튼 조각 = 방수천!! -> 샤워 커튼을 안감으로 한 파우치!!! 이렇게 해서 파우치가 탄생이 된 거예요. 짜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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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준비물은 겉감, 안감(으로 쓸 샤워 커튼), 입구에 달아 줄 벨크로. 요렇게 되겠습니다.

크기는 간단해요. 아래는 시접 포함 안 된 크기니까 재단하실 때는 시접 추가해 주세요.
겉감, 안감 모두 가로 8", 세로 25"
벨크로 8"

완성된 크기는 가로 8", 세로 10"예요. 바닥 부분을 5"로 잡았어요. 이렇게 많이 잡은 이유는 아래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근데요... 만들고 보니 세로 10"가 좀 깊다는 느낌이 드네요. 키 큰 샴푸병 들어갈 때는 좋은데 그렇지 않을 때는 좀 뭐해요. 그러니 용도에 맞게 조절해서 재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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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입구가 될 부분을 박아주셔야 해요. 겉으로 나올 부분을 마주 대고 드륵~ 드륵~ 박은 후에 뒤집어 주시면 위 오른쪽 사진처럼 됩니다. 여기서 잠깐. 왼쪽 사진을 보시면 얼룩얼룩한 게 보이시죠. 무슨 특별한 용도로 코팅을 한 옷감인 것 같은데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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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부분은 좀 튼튼하고 예쁘면 좋겠다 싶어서 진한 분홍색 실을 대고 다시 한번 눌러 박아 줬어요. 위 사진을 잘 보세요. 윗실은 분홍, 아랫실은 흰색을 썼어요. 샤워 커튼이 너무 하얘서 위아래 같은 분홍으로 박으면 이상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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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에는 입구 부분에 벨크로를 달아 주시면 돼요. 이 때 벨크로를 입구 부분에서 얼마 정도 내려 온 지점에 달아 주셔야 열 때 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는 부분이 생겨서 편하게 여실 수 있어요. 저는 한 1/4"쯤 내려서 달았어요.

실은 역시 분홍, 하양 두 가지를 썼어요. 그런데 아까는 윗실에 분홍을 썼는데 여기서는 벨크로를 보면서 박아야 하니까 분홍을 아랫실로 옮기고 흰색 실을 윗실로 옮겨 줘야 했어요. 살짝 귀찮았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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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옆선을 밖으실 차례예요. 바닥 부분을 5"로 잡은 거 기억하시죠. 그 부분을 위 사진처럼 안으로 접어 넣으세요. 옆에서 보면 W자처럼 되는 거예요. 이대로 양 옆선을 박아 주시면 되겠습니다. 시접은 5mm 넘지 않도록 해 주세요. 이걸 뒤집어서 안쪽에서 다시 한번 박을 거 거든요. 박은 사진은 빼먹고 안찍었어요. - -;;; 게다가 뭔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시접을 1cm나 되게 박고 있더라구요. 한 10cm쯤 박은 후에야 어이쿠, 뭐하는 짓이야 하고는 멈췄어요.

이게요... 비닐을 박을 때에는 실수하지 않고 한번에 박아야 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니깐요. 잘못 박은 거 뜯어 내니 샤워 커튼에 바늘 땀이 쫑쫑쫑쫑... - -; 안으로 들어갈 거니까 겉에선 안보여서 다행이라고 위안을 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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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자 바닥을 뒤집으실 때는 약간의 수고가 필요한데요. 바닥 부분을 한쪽으로 몰아서 뒤집어 주셔야 해요. 뒤집은 후에 위 사진에서 보시듯이 바닥 접은 부분이 한쪽으로 저렇게 접혀 있어야 합니다. 저 뒷면은 민짜예요. 이렇게 뒤집으신 후에는 통솔로 옆선을 박아 주시면 끝입니다.

비닐이라 그런지 접어두면 다시 펴지고, 다림질도 할 수 없고 해서 저렇게 집게로 집어 뒀어요. 집게가 바느질하면서 아주 요긴하게 여러모로 쓸모가 많네요.

오른쪽이 박은 후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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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해서 다시 뒤집으면 완성~ 다 됐어요. ^^ 왼쪽은 빈 주머니예요. 바닥 부분이 안으로 쏙~ 숨어 들어가니까 납작해서 보관하기 좋아요. 오른쪽은 이것 저것 좀 넣어 봤어요. 그랬더니 불룩해지네요.

자, 이제 바닥 부분에 대한 비밀을 풀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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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W자 바닥 파우치가 좋은 점이 바로 이렇게 세울 수 있다는 거예요. 게다가 오른쪽 사진처럼 입구 부분을 접어 내려 놓으면 한눈에 안이 다 들여다 보여서 죄다 쏟아 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쏙쏙 꺼내 쓸 수 있거든요.

이제 운동하러 가서 쓸 파우치도 완성 됐으니 여름아! 오너라! 이 몸짱 아줌마가 너를 맞이해 주겠.....다아........ (점점 자신없어지는 목소리. ^^; 몸짱 되려면 내년 여름이나 돼야 반팔이라도 입겠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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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8] 댓글보기
  • jin yi 10-05-23 01:21
    어머 혜원님 진짜 너무 이쁘네요
    너무너무 이뻐요
    너무.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5-23 15:13
    히... 감사합니다. ^___________^
  • 김 영 10-05-25 07:52
    참~~ 유용하겠어요.. 그리고 정말 예뻐요..
    처음 읽을 때는 저렇게 접어서 세워놓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네요.. ㅎㅎ
    혜원님 얼굴은 모르지만 왠지 조용히 앉아서 쪼물딱거리고 있으실 모습이 상상이 되요 ^^
    재봉틀이 없어서 시도해보겠다는 소리는 안나오지만 언젠가 그 날이 오면.. 꼬옥.. 기필코.. ㅡ,.ㅡ!!!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5-25 19:02
    옛날에 일본에 여행 갔을 때 가게에서 스낵을 샀는데 아래가 저렇게 된 비닐 봉투에 넣어줬어요. 그래서 기차 타고 가면서 테이블 위에 세워 놓고 열심히 먹었죠.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해서 응용해 봤어요.
    말씀대로 구석에 앉아서 쪼물딱 거리는 거 좋아해요. 사실 남편은 저 이러는 거 싫어하거든요. 저처럼 똑.똑.한. 사람은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면서... 움하하하...하하...하...... (똑똑하대... ^^;;;)
  • Jenny Park 10-05-27 18:42
    언제나 기발하게 생각하시고 행동으로 옮기시니
    그로 마이 부럽습니다.
    재봉틀 하나 사야하나 망설이게 하시네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5-28 18:41
    이거이 쑥쓰러워서... ^^;;;;; 하여간에 무진장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재봉틀은 하나 있으시면 후회 안하실 것 같아요. 인건비 비싸고 손으로 만든 것 높이 쳐주는 이 나라에 살면서 재봉틀 만질 수 있는 게 참 좋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해요. 평소에 시간과 열정^^; 있을 때 이거저거 쪼끄만 것들 만들어 뒀다가 이 사람 저 사람 집어 주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 한정아 10-06-21 23:40
    혜원님.. 이제사 봤네요..
    아이디어가 퐁퐁 솟으시는듯..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근데 샤워커튼 재봉틀에서 잘 박히나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6-22 11:23
    저도 처음엔 어떨까 싶었는데 아주 잘 박혀요. 다만 실수해서 실 뜯어내고 다시 하려면 비닐에 바늘 자국 난 것이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기 때문에 보기 안좋더라구요. 실.수.하.면. 안.된.다...주문을 외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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