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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 지갑도 진화한다!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 그날을 향하여...
10-04-19 15:08 조회수 | 2,228
엄마가 사위 생기면 주신다고 미리미리 챙겨 놓으신 것들 중에 되게 멋있는 가죽 장지갑이 하나 있어요. 아빠가 '좀 쓰자'고 하셨을 때도 냉정하게 '미래의 사위 꺼!'하시고 안 내놓으셨어요. 그래서 정말 사위 생기신 후에 그 지갑을 사위한테 주셨는데, 이 심하게 무던한 사위는 '감사합니다'하고 넙죽 받기만 하고는 서랍 안에 처박아 두고 -자기는 '고이 모셔뒀다'고- 다 털어진 헝겁 지갑을 계속 쓰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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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해진 것 보이세요? 이렇게 올이 다 풀려서 너덜너덜해진걸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과감히 지갑 만들기에 도전을 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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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처음 만든 것이 요 지갑. 저도 남편도 지갑이 두껍고 큰 것은 싫고 아주 간단하고 납작한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쓰던 지갑을 거의 그대로 본따서 만들었었죠. 카드 빠지면 곤란하니까 열리는 방향도 바꾸고, 카드 크기에 딱 맞추는 데에 중점을 뒀어요. 그런데... 너무 딱 맞춘 거예요. - -; 그래서 어디 가서 카드 꺼내야 할 때에는 뒤에 줄 길~~~게 설 때까지 못꺼내고 낑낑 대면서 빼기 일수. '카드가 나오기 싫은 모양'이라는 농담도 수백번 했구요. 그래서 마음 먹고 다시 하나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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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더 간단하고 좀더 넉넉한 크기로 만들었어요. 마주 닿는 부분도 벨크로를 없애고 똑딱단추를 달아 더 납작하게 했고, 카드 넣는 칸도 좌우 하나씩만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죄다 뒤섞여 불편하다 하시네요. - -; 그래서 다시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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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이번에 새로 만든 지갑이에요. 크기도 넉넉해서 명함도 들어가고, 카드 다 들어가고, 칸마다 분류해서 넣었고, 돈도 잘 들어가고, 어차피 반으로 접어 주머니에 들어갈 거니까 벨크로니 똑딱단추니 필요없대서 다 생략했어요. 이제야 대 만족이랍니다. 고객 만족을 실현하기 위해 참으로 먼 길을 왔네요. ^^;

자... 그럼 한번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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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의 구조를 보면 지폐들어가는 칸 한 칸, 카드 들어가는 칸 네 칸.. 이렇게 간단해요. 그런데 안감 겉감을 마주 붙여서 부속품이 좀 많아요. 왼쪽 사진 보시고 이해가 되실런지요...

크기는... 맨 뒷줄부터 앞으로 오면서 설명 드릴게요. 아래 수치는 완성된 크기로 시접은 포함 안 되어 있구요, 가로 세로 순서이고, 단위는 inch 입니다. 겉감이 회색, 안감이 무늬있는 천이에요. 시접은 아래 수치에 0.5"쯤 추가하시면 되겠습니다.

뒷판 (겉감, 안감) 7.5 x 4.5
중간판(겉감, 안감) 7.5 x 4
카드칸 1(안감) 3 x 4 (안감이 좀 얇아서 가로를 두배로 해서 반으로 접었어요.)
카드칸 2(겉감) 2.5 x 4

가장 안쪽부터 바느질해서 밖으로 나올 거예요. 그래서 첫번째가 카드칸 2. 입구를 오른쪽 사진처럼 두번 접어서 밖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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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카드칸 1.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천이 좀 얇아서 가로를 두배로 재단했어요. 그런데 입구를 두 번 접어 밖아야 하기 때문에 반으로 접히는 부분에도 시접분을 넣었습니다. 그래서 가로 길이가 0.5 + 3 + 0.5 + 3 + 0.5로 총 7.5"가 됐어요. 요렇게 자른 것을 반으로 접고 카드칸 2처럼 입구 부분을 두 번 접어 밖았습니다.

밖으실 때 왼쪽 사진처럼 줄줄이 이어서 밖으시면 가위질 한 번 덜하게 되서 작업 시간이 짧아 지고, 실도 조금 아낄 수 있어서 좋아요. 어라, 근데 왜 네 장이랴? 왜냐면 제가 이 지갑을 두 개 만들었거든요. 하나는 남편 주고, 다른 하나는 조카 주려구요. 생일선물로요. 보자기 목에 두르고 슈퍼맨 놀이 하던 7살짜리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여기 와서 보니 제 한 몫 단단히 하는 스물 일곱살 먹은 청년이 되어 있네요. 뭐라 설명을 못하겠는데 하여간 흐뭇~ 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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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가서... 이제는 얘네들을 한데 붙여서 꼬매야 할 차례예요. 왼쪽을 보시면 여러 부속품들을 순서와 크게에 맞춰서 차곡차곡 올려 놨구요, 여기에 안감을 덮어서 꼬맬 거예요. 이렇게해서 꼬맨 후에는 창구멍을 통해서 뒤집을 거예요. 아래 사진 보세요. (오른쪽 사진은, 움직이지 말라고 시침질 한 것을 보여드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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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위에서 차곡차곡 올려 놓은 부속품들을 꼬맨 거예요. 꼬맨 선을 보여드리려고 겉감 쪽으로 뒤집어서 사진을 찍었어요. 잘 보시면 푸른 색 초크로 표시한 자리 보이시죠. 그게 실제 크기가 될 거예요. 그런데 밖은 자리는 시접 쪽으로 3mm 더 나가서 밖았어요. 왜냐하면, 창구멍을 통해 뒤집어서 가장자리를 다시 한번 밖아 줄 거거든요. 그러니 실제 크기선을 밖아서 뒤집으면 계획 보다 더 작아지는 거죠. (카드 넣는 칸이 예상보다 작았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습니다. 흐흐흐...)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창구멍으로 뒤집어서 윗 부분만 다시 한번 밖은 것을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이렇게 위만 밖으시면 돼요. 왜냐하면, 나머지 세 변은 뒷판이랑 같이 붙일 때 밖을 거니까 지금 하실 필요 없어요. 이렇게 해서 중간판과 카드칸 부분이 완성 됐습니다. 그럼 뒷판으로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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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판은 위에서 한 일에 비하면 껌도 아니에요. ^^ 마주 붙여서, 창구멍을 남기고 밖아주고, 뒤집어 주면, 끝!입니다. 참! 마주 붙일 때 겉부분끼리 붙여야 하는거 아시죠? 그래야 뒤집었을 때 바로 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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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엔 뒷판과 중간판/카드칸 부분을 포개 놓고 뺑 돌려서 밖아주면 완성이에요. 왼쪽이 안 부분, 오른쪽이 바깥 부분 사진 되시겠습니다. 이렇게 돌려서 다시 한번 밖아 주면서 실제 크기 선을 밖아주게 돼요. 그러니 앞에서 밖을 때엔 살짝 크게 밖아야 한다는 말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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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드디어 고객 만족 지갑이 완성~ ^^/

빈지갑은 선물하는 거 아니라고 배워서 거금 1불이나 넣어 줬네요. ㅋㅋㅋ 좀 더 쓸 걸 그랬나... - -;; 하여간에 남편한테 이 지갑 주면서 '터지도록 가득 채워 오라'고 했는데... 영수증으로 가득 채워 오지는 않....겠죠? ^^;;; 돈으로 채워 오라고 꼭꼭 씹어 다짐을 시켰어야 하는건데... - -; 지금이라도 다시 말할까... 너무 늦지 않았나... 궁시렁 궁시렁 궁시렁...

+
아참참... 첫 컬럼에 올렸던 '그녀'요. 그녀가 드디어 취직이 됐어요! ^^ 이사를 좀 멀리 가야 해서 앞으로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 -; 여러분들의 성원으로 취직된 거라고 착하게 살라고? 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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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댓글보기
  • jin yi 10-04-19 16:15
    와~~ 드디어 새 글이닷~~
    제가 혜원님 오늘아침에도 와서 검사(?) 하고 갔다는거 아니겠어용? ㅎㅎ
    진짜 재주좋으세요
    저는 캐스퍼랑 술래잡기 하고 사냥하고 노니라고 재봉틀에 앉을 시간도 없는데 이번엔 진짜 봄맞이 기념 지갑 한번 만들어볼래요.

    그리고 저것이 정녕 사랑의 증거라면.... 캐스퍼랑 저도 좀 사랑좀..... ㅋㅋㅋ
    농담이구요.
    캐스퍼 칼라를 좀 만들어봐야하나 생각중이에요....

    (헷갈리실 분들을 위해... 여긴 펫방이 아니예요... 맞게 들어오신거예요 ㅎㅎ)

    그리고 친구분께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4-20 12:03
    으응? 칼라를 만드신다구요? 어떤 모습이 될 지 궁금한데 나중에 사진 보여주세요. ^^

    저는 개인적으로 두번째 만들었던 똑딱단추 단 지갑이 좋아요. 사실 지갑 열어보면 필요없이 그냥 넣어가지고 다니는 것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그러니 그런거 다 빼고 꼭 필요한 것만 추려내면 이 지갑만으로도 충분한데... 남편님께서 아니라 하시니... - -; 어쩌겄어요. ^^;

    친구 축하 인사 감사드려요. 제가 전할게요. ^^
  • Jiwon Kim 10-04-22 11:27
    남편을 사랑하는 증거가 이게 아님 무엇이겠어요
    읽는 저도 머리가 아프네요.....^^ 농담입니당~~~
    저도 바느질에 관심은 많아서요 혜원님 칼럼 자주 읽는데 첨으로 댓글 달아요
    아직까지 남편의 핸펀 케이스 밖에는 못 만들었는데
    머리가 많이 좋아야겠드라구요 ...
    재단하고 사이즈 재고 하는 거이....영 ^^;;
    게다가 하나 있는 이 단골 고객께서 어찌나 까다로우신지....ㅋㅋㅋ
    그래도 좋다고 차고 다니는 남편 보면 이래서 바느질을 하는구나 싶어요
    앞으로는 댓글도 자주 남길께요...
    좋은 거 많이 가르쳐 주세요 ~~~

    참...밑에 바이어스도 정말 도움되었답니다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4-23 02:54
    까다로우신 단골 고객 저도 한분 모시고 있는데... ^^;
    말씀대로 제 남편도 은근 슬쩍 자랑하고 그래서 예뻐해 주기로 했어요. '어! 이게 뭐지? 오오... 지갑 멋있는데... 누구 지갑일까?' 뭐 이러면서 예쁜 짓을 하니 미워할 수가 있어야죠. ^^
  • 한정아 10-04-23 17:50
    캭...
    페이즐리 무늬가 넘 멋있어요..
    저는 한국에서 패키지 퀼트가방 한 번 해보고.. 손 털었어요.. 원래 손으로 꿰매야 하는데 나중엔 안되겠어서 재봉틀로 드르륵...
    그래도 남편분이 이렇다 저렇다 하시면서도 잘 쓰시니.. 좋으시겠어요.
    저는 크리스마스때 남편에게 넥타이를 떠서 줬는데..(*^^*) 네네.. 뭐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얼굴이 묘~해지더니.. 매보지도 않는거에요.. 그리고는 온몸으로 거부..음...

    남자분만 쓰지 않고 여자도 써도 될것 같아요. 잘 스크랩 해서 나중에 제걸로 하나^^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4-23 20:33
    어제 'Goya's ghost'라는 영화를 봤는데요. 고야가 여왕의 초상화를 그려서 왕과 왕비 앞에서 짜잔~하고 오픈을 했는데 왕, 왕비 모두 아무 말 없이 슬그머니 돌아서서 가버렸어요. 더 예쁘게 그리지 않고 현실과 너무 똑같이 그려서 그랬던 거지요. 남편분 반응이 꼭 이러셨을 것 같다는... ㅋㅋㅋ

    그러나! 그렇다고 풀 죽을 우리가 아니잖아요? 나의 소중한 단 하나뿐인 고객이 만족하는 (최소한 만족하는 '척'이라도 하는) 그날까지!! 화이팅! ^^/

    ps. 안쪽 카드칸 중 하나에 벨크로를 달아서 동전 넣는 칸으로 쓸까...생각하다가 귀찮아서 말았어요. 함 시도해 보심이... 그리고 벨크로 다시게 되면 짧은 리본 같은 손잡이도 달아 주셔야 열고 닫기 편하실 거예요.
  • Katie Kim 10-04-28 12:01
    정말 사랑이 듬ㅤㅃㅡㄱ담겼네요~ 저희 남편도 만들어주면 좋다고 잘 쓸텐데... 제가 손재주가 없어서...재봉틀도 사다가 좀 배워서 했는데, 영 실력도 않늘고, 너무 더뎌서 옷장안에 고이 모셔뒀네요... 남편보면 뭐라할까봐 않보이게... 정말 대단하세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4-29 03:10
    Katie님 귀여우세요. 남편 보면 뭐랄까봐 숨겨 두신 재봉틀... ㅋㅋㅋ

    제가 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아빠한테 선물 드린다고 과자는 다 먹고 버리는 통에다가 오색가지 색종이를 찢어서 풀을 처덕처덕 발라 가지고는 필통이라고 만들어서 드렸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귀신 나올 것 같은 그걸 아빠는 좋~~~다고 자랑을 하시면서 쓰셨네요. 실제로 쓰셨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쓰셨다고 믿고 있어요.

    아마 제 남편도 그 때의 제 아빠와 같은 마음으로 쓰는지도 모르죠. ㅋㅋㅋ
  • jin yi 10-04-30 12:29
    하하하 혜원님  너무 귀여워요 ㅎㅎ
    아빠가 얼마나 귀여우셨을까....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과자는 다 먹어버리고 ㅋㅋㅋ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4-30 23:04
    흐흐.. 귀엽다 해주시니 감사합니다만 정말 귀신 나올 것 같은 필통이었어요. 사진이라도 찍어 뒀어야 하는데... 두고두고 챙피하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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