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주 잘~~~ 쓰던 크로스바디 백이 드디어 끈이 거의 달랑달랑 떨어지게 됐어요. 엄마가 쓰시던 걸 물려 받아 쓴 거니까 최소 40년은 된 거였거든요. 원래는 지퍼도 두 칸인데 하나가 고장나서 아예 꼬매서 막아 버렸고 안감도 너덜너덜해서 새로 수선해서 쓰고 있었어요. 하나 남은 지퍼도 자꾸 고장이 나서 조심조심 신주단지 모시듯 달래가며 쓰고 있었구요. 이만하면 수명이 다했지 싶어서 작은 크로스바디 백을 하나 샀어요.
근데 요즘은 물건을 직접 보고 사기가 넘 힘들더라구요. 결국 인터넷으로 후기들 읽고 상상해서 이거다 싶어 샀는데... 오우... 마음에는 드는데 그동안 쓰던 가방에 비해 두께가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 거예요. 이뤈...
제가 가진 제일 얇은 지갑도 이 가방엔 두껍고 그거 들어 가니까 소소히 가지고 다니던 로션, 챕스틱 이런 것들이 안 들어가요. 그거 다 넣으면 완전 올챙이 배... ㅜ.ㅜ
그래서 이런 오거나이저를 만들었어요.
다리 짧아 슬픈 아짐.. 청바지 아랫단 잘라뒀던 거 이번에 유용하게 썼네요. ㅋㅋㅋ 오른쪽 그림 보이세요? 저렇게 앞뒤에 주머니를 달고 가운데를 꼬매서 칸을 막았구요. 좀 뚱뚱한 애들이 들어가야 하니까 아랫 부분에는 품이 넉넉하게 해줬어요. 이건 맨 아래에서 보여드릴게요.
작은데 은근히 까다롭더라구요. 해서 과정 사진 찍을 새가 없었... - -;
하여간에 이렇게 뙇! ^^ 이게 로션 등등이 들어 갈 쪽이에요. 칸 막는 것도 미리 했어야 하는데 공정을 놓쳐서 손으로 대충 저렇게... ^^;
그리고 이건 반대쪽. 카페에서 쓰고 남은 냅킨이 종종 생기는데 버리긴 아깝고 핸드백에 넣으면 꾸깃꾸깃해져서 결국 버리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여기에 넣어 뒀다가 나중에 쓰려구요.
이거저거 넣어 봤어요. 참 빈약하다. ^^;
자, 이게 위에서 설명 드렸던 거예요. 저렇게 품을 넣어서 주머니를 만들었더니 뚱뚱한 애들이 들어가도 편안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어요.
새로 산 가방에 넣었더니 아주 편안하게 잘 들어가네요. 이래서 귀찮아도 직접 만들어 쓰게 되는 거 같아요. 기성품으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이 필요할 떄가 종종 있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