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살림이 늘면서 도저히 정리가 안 돼서 IKEA에서 철제 서랍장을 하나 사 왔어요. IKEA는 가서 예쁜 물건 구경하는 재미에 자꾸 이거저거 사게 되잖아요. 집에 와서 정신을 차려 보면... 음냐... 저거 언제 다 조립하냐. - -; 일단 말도 없이 그림만 있는 설명서를 촤락~ 펼쳐 놓고 첫 페이지부터 시키는 대로 합니다. 일단 바닥에 뭘 깔라고 하네요. 얼른 헌 타월 가져다 깔고 그림에 부품 맞춰가며 하나씩 하나씩 조립을 했어요. 얼마나 걸렸을까. 한 시간은 족히 넘게 걸렸을 거 같아요. 겨우 완성이 되었습니다.

이렇게요. ^^ 어쩌면 제 재봉틀 상이랑 높이도 딱 맞고 날씬해서 좁은 틈에 넣어 쓰기에도 좋게 안성맞춤이에요. 그런데 서랍에 이거저거 다 쓸어 넣으면 몽땅 뒤섞여서 당췌 뭐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한국에서는 과자 상자나 화장품 상자 등을 다 모았다가 썼는데 여기선 그렇게 재활용 할만큼 단단한 종이 상자가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칸막이를 돈 주고 사자니 배 보다 배꼽이 더 클 지경. - -; 어쩌나 하고 있는 찰라 제 시야에 들어 온 바로 그것이 있었으니 이 서랍장 포장했던 골.판.지. ^^
일단 너덜거리는 부분을 잘라 냈어요.
서랍을 자로 재서 긴 칸막이 짧은 칸막이를 일단 여러 개 잘라 냈구요.
그동안 공구 상자에 넣어서 쓰고 있던 바느질 관련된 물건들을 서랍에 넣어 봤어요. 어디에 뭘 넣을까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배치를 했구요. 거기에 골판지를 넣어서 대충 어디를 어떻게 막을까 구상을 해 봤어요.
이제 해야 할 일은 이렇게 홈을 파 주는 거예요. 가로 세로를 교차해서 꽂아야 하니까 저렇게 폭의 절반 정도를 골판지 두께만큼 오려 내요.
이렇게 두 개요.
야들을 마주 끼워 보면 바로 요렇게 되는 것이지요.
해서 짜잔~ 완성. ^^
서랍을 끼워 봤어요. 다른 분들 보니까 시트지를 붙여서 예쁘게 하시던데 귀차니즘에 그런 수고까지는 도저히... - -; 어쨌거나 정리가 가지런히 돼서 모든 물건이 이렇게 한눈에 착~ 들어 와요. ^^ 근데 서랍을 쭉~ 빼니까 휙~ 빠지네요. 조심해야겠어요. - -;
이제 하나 했구요. 앞으로 겨우 다섯 개 남았어요. ^^;;; 나머지 서랍에는 뭘 넣을 지 아직 잘 몰라서 일단 골판지 자른 거만 잘 모셔 뒀어요.
이 서랍장을 사실 빨간색을 사려고 했어요. 그런데 같이 간 남편이 "빨간색? 시리어슬리? 불자동차 빨간색?" 이러는 바람에 "그... 그럼 흰색..." 이렇게 된 거 거든요. 그런데 집에 가져 오고 보니까 빨간색이었으면 너무 튀었겠다 싶어요. 남편한테 말했더니 자기 말 들어서 손해 보는 사람 하나도 없다며 어깨가 아주 승천을 하시네요. ㅋㅋㅋ 그류, 다 당신 덕이유...하면서 궁디팡팡. 하하하... 저희 이렇게 유치하게 살아요. ^^;
진짜 수납의 여왕님들 많이 계신데 저도 흉내 한번 내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