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참을 연구한 끝에 겨우 탄생했습니다. 쭈구리한 것이 멋이라 우기는! Cargo Pants Tote! 희안한 이름이죠. ^^; 처음엔 cargo tote라 할까 생각하고 구글했더니 자동차 의자 뒤에 걸어서 물건 정리하는 오거나이저가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cargo bag으로 바꿔봤더니... 음냐... cargo tote보다 대빵 큰 자동차용 오거나이저가 나오는 거예요. - -; 그래서 할 수 없이 Cargo Pants Tote. ^^; 왜 이름이 이런지는 아래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거예요.

이것이 바로 제가 아작을 낸 cargo pants예요. 실은 시어머니가 입으시던 건데 작아서 못입으신다고 내 놓으셨더라구요. (작아서 못 입는 사이즈가 무려... 흐흐흐... 공개는 안 할래요. ^^;) 근데 보니까 옆에 달린 큰 주머니랑 앞면에 달린 주머니 두 개의 디테일이 너무 예쁜 거예요. 그래서 이걸로 뭐라도 만들려고 끼고 있은 지... 어언... 음.. 기억도 안납니다. 끼고 있는 동안 다리 한쪽은 잘라서 어디에 좀 썼어요. 그래서 짝짝이... ^^;;;매일 매일 째려만 보다가 이번 롱 위켄드에 드디어 가위를 들었어요. 머리 속으로 아무리 그림을 그려도 어디를 얼만큼 잘라서 어디에 가져다 붙여야 가방이 나올런지 감이 안잡히잖아요. 그래서 용감하게 일단 솔기를 좍~ 자르다가 아차!! 사진 찍어야지 해서 그나마 저 상태로 사진 한 장 건졌어요. 아시잖아요. 저 복잡한 거 시작하면 정신 없어서 과정 사진 다 빼먹는거요. - -;
일단 잘라도 후회 안할 것 같은 부분들을 다 잘라 내고 디테일이 예쁜 옆 주머니 한 개랑 앞 주머니 두 개를 사용하기로 결정을 했어요. 벨트 부분은 분리해서 손잡이로 쓰고, 단추도 디자인으로 저렇게 사용하려고 했다가 계획을 바꿔 다른데 썼구요. (아래에서 설명해 드릴게요.) 바지 가랑이 아랫 부분은 가방의 길이를 더하는 데에 쓰려고 저렇게 윗쪽에 붙여 봤어요.여기서 잠깐! 저 바닥에 정신없이 파란 줄 쳐진 판을 어머니가 사다주셨어요. 뭐에 쓰는 건지 몰라 뻘쭘하고 있었더니 옷감을 이 위에 놓고 재단을 하면 아주 쉽게 할 수 있다고 알려주시더라구요. 미터, 인치 표시가 되어 있고 곡선도 작은 거, 중간 거, 대빵 큰 거 등등으로 여러 가지가 있어요. 이번에 이 판 덕을 톡톡히 봤네요. 주머니들이 입체감이 너무 심해서 자로 재기가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이 판 위에 편평하게 놓고 그야말로 대~충 잘라도 잘 맞게 자를 수 있었어요.근데 얘 이름 아시는 분 계세요? 시어머니도 몰라 이 며느리도 몰라 제 근처엔 아무도 몰라요. ^^;
자, 이제 박기 시작합니다. 위에서 핀으로 대충 자리 잡았던 것을 재봉틀로 박았어요. 무게를 지탱해야 하니까 두번씩 꼼꼼히 잘 박아 줬어요. 왼쪽은 위에만, 오른쪽은 위 아래 모두에 옷감을 덧댔어요.오른쪽의 두 주머니는 바지 앞에 있던 주머니들인데 바지 옆선에도 주머니가 있잖아요. 그걸 그대로 가져왔어요. 두 주머니 사이에 보시면 갈라진 듯한 틈이 있어요. 그게 바로 바지 옆선 주머니예요. 저 아래에서 사진 다시 보여드릴게요.
이쯤에서 다시 한번 손잡이 붙여 보고, 가방 크기도 결정하고, 벨트에 있던 고리도 떼어다가 여기 저기 장식으로 올려 보고... 본격적인 박음질 전에 디자인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다 시침핀으로 자리만 잡아 줬어요.
조각 조각 이은 겉감 때문에 안감을 안 할 수가 없겠죠. 그래서 이렇게. 한쪽에는 큰 두 칸 주머니, 다른 한쪽에는 작은 세 칸 주머니. 제가 늘 만드는 식으로 드륵 드륵 드르륵~ ^^ 물론 이 옷감도 해피 드레곤에서 1불 썸띵하는 거.. ㅋ
겉감과 안감이 각각 완성된 모습이에요. 오른쪽 안감에서는 가방의 폭을 귀퉁이를 삼각형으로 박아서 해결했는데 왼쪽 겉감에서는 폭의 반 길이만큼 접어 올려서 옆선 박을 때 같이 박아 줬어요. 좀 갸름하고 긴 모양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자, 이렇게 완성된 안과 겉을 사진에서 보이는 상태에서 둘 다 홀랑~ 뒤집어 준 후에 합체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이렇게요. 가방의 안감을 넣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번에는 각각 완성해서 가방 입구를 접어 박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안감을 겉감으로 감싸서 한번 말아서 박아 줬습니다. 시침핀을 마구 꽂아서 자리를 잡은 후에 막 찔려 가면서 박았어요. 따거.. ㅜ.ㅜ
안감과 겉감이 합체가 됐으면 이제는 손잡이를 달아야 할 차례. 손잡이는 바지 허리 부분을 이용했어요. 심이 들어가 있어서 두툼하고 좋겠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너무 두꺼워서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해체했는데 그랬더니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단추를 그대로 이용하기가 곤란해졌어요. 할 수 없이 잘라 내고 안감을 덧대서 손잡이를 완성. 왼쪽 사진처럼 가방에 붙였습니다.근데 이젠 또 이 손잡이가 넓적하기만 하고 예쁘질 않은 거예요. 그래서 한번 접어서 오른쪽처럼 박아 줬더니 좀 나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손잡이의 특징은 사선으로 붙였다는 것. 뭐랄까... 자유분방하고 쭈글쭈글한 가방에 너무 똑바로 손잡이를 붙이기가 너무 바른생활인 것 같아서 이번에는 좀 삐뚤어져 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손잡이 튼튼하라고 크로스로 박은 모양이 저렇게 되었네요.
이렇게 해서 완성~ ^^/ 앞면과 뒷면 사진이에요. 어디가 앞면이고 어디가 뒷면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하나는 앞, 하나는 뒤.
자, 여기서 보충 설명 들어갑니다. 왼쪽 사진에 보시면 제 손이 어디론가 들어가고 있죠. 저기가 바로 바지 옆선에 붙어 있던 주머니예요. 제가 가방을 주로 왼쪽에 메기 때문에 가방을 왼쪽 어깨에 메고 손을 자연스럽게 넣을 수 있는 방향으로 붙였어요. 아마 오른쪽 어깨에 가방을 주로 멘다면 반대쪽 주머니를 이용했겠죠. 그래서 저만을 위한 맞춤 가방이 되겠습니다. ^^손잡이에 달아서 쓰려고 했던 단추는 어디로 갔느냐! 바로 요~기요. 가방 입구 가운데 달아서 가방을 여밀 수 있도록 했어요. 그리고 바지에 붙어 있던 브랜드 택도 떼어다가 안감에 붙여 줬네요. 보이시남요? 단추 밑에 검은색 택이요.
좀 세워진 모습을 찍어 보겠다고 혼자서 낑낑... 한 손에는 카메라, 다른 한 손에는 세탁소 옷걸이를 들고 저렇게 낚시질을 하면서 양면 촬영에 겨우 성공. 에고고... 헥헥... ^^;;;무슨 큰 숙제 한 기분이에요. 일거리가 있으면 그걸 끝을 봐야 잠을 제대로 자는 못된 성격을 지닌지라 이 헌 바지를 한켠에 두고 계속 머리 속으로는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조렇게... 백 개도 더 만들어 봤어요. ^^; 이제야 다리 뻗고 자겠다...고 생각하는 찰라 남편이 청바지를 들고 제게로 옵니다. '이거 구멍 났어. 이걸로도 가방 만들어?' 꽈당... - -; 잠 좀 자자고... ㅜ.ㅜ 흠.. 근데 이건 어딜 잘라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