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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책에 쓰는 물건이요.
11-03-18 01:37 조회수 | 1,769
도대체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여 일은 손에 안 잡히고 괴롭기만 하네요. 죽은 생명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은데 그 나라도 우리 나라도 정부에서 하는 일을 보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

당분간 속세(?)를 떠나볼까 하는 마음에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하나 집어 들었는데 아프리카 기행문이래요. 아무 생각도 아무 사전 지식도 없이 그냥 읽기 시작을 했어요. 이 저자가 기행문(여행 소설?)으로 제법 유명한 것 같더라구요. 한국 온라인 책방도 뒤져 봤는데 한글판은 아직 한 권도 나오지 않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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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빨간 줄은 무엇이냐...하면 고무줄이에요. 빨강 노랑 주황 초록이 한 봉지에 들어서 1불인가 하는 거 있잖아요. 젤 싼 거. ^^; 그걸 저는 책갈피 대용으로 쓰고 있어요. 예쁜 책갈피가 너무너무 많은데 종이 책갈피는 잘못하면 빠져 나와 없어져, 클립은 책장을 구겨, 게다가 없어지면 아까워, 포스트 잇은 좀 뽀다구가 안나...등등의 이유로 이거 저거 전전하다가 드디어 고무줄에 이르게 되었어요.

여러 종류의 고무줄을 써 봤어요. 신문 허리 묶어 오는 노란 고무줄은 너무 딴딴해서 하드 커버는 괜찮지만 소프트 커버는 훌렁~ 휘구요. 쪽파 묶어 파는 파란색 고무줄은 너무 약해 책 읽다가 뚝 끊어져서 아주 기절을 했구요. 뚫어진 고무 장갑 손목을 가늘게 잘라서도 끼워 봤는데 낄 때 돌돌 말리는 데다가 고무 장갑 냄새가 띵... - -;;; 그래서 얘가 최고예요. 가늘고 잘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하드 커버는 물론 소프트 커버에도 아주 좋아요.

그런데요... 이 책에 어려운 단어가 너무 많이 나와서 도대체 진도가 안 나가요. 그래서 얘를 읽으려면 영어 사전이 필수예요. 게다가 제가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너무 상식이 없어서 거의 매 페이지마다 구글도 필요하더라구요. 그러니 이 책을 읽으려면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을 사용해야 했어요. (아마 이거 다 읽으려면 몇 달 걸리지 않을까 싶은 불길한 예감이... - -; 과연 내 끈기로 다 읽을 수나 있을까 싶기도 하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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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렇게 고무줄로 버티고 읽고 있는데 고무줄이 글자를 가리고, 구글하려면 양손을 써야 하는데 그 때는 또 책이 자꾸 닫혀요. 그래서 문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머리도 식힐겸 후다닥 하나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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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렇게요. 많이 보던 천쪼가리죠? ^^; 지난 번 가방 만들 때 별 오려내고 남은 조각을 직사각형으로 잘라서 드르륵 밖아 주머니를 만들었구요. 속에는 팝콘 옥수수를 넣으려고 했는데 깔때기 아래 부분이 너무 좁아서 잘 안들어 가더라구요. 그래서 쌀로 채웠어요. 밥수저로 두 개 쯤 들어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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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 있던 부분은 시접을 안으로 접어 넣고 처음엔 공그르기를 할까 하다가 아놔~ 구찮아서 그냥 재봉틀로 드륵. ^^; 좀 심심해서 굴러다니는 리본 하나 줏어다 묶어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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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이것이 바로 이렇게 쓰는 물건인 것이지요. 옥수수를 넣었어야 좀 더 묵직했을 텐데 쌀이 들어가서 좀 가벼운 느낌은 있어요. 그러나 책장은 안 넘어가니까 뭐 그런대로 오케이. 머리 좀 식힐 요량으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책 읽기 보다는 그 외의 것들에 주의가 너무 산만한 독자 되겠습니다. ^^;

매일 머리랑 가슴이 터질 것 같으면서도 뉴스 앞을 떠나질 못하고 있어요. 너무 엄청난 일이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도울 때 돕더라도 우리 국민 먼저 생각한 후에 돕는다면, 자존감은 지키고 좀 여우 같이 돕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 -;

저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말이 나와요. 아프리카에는 두 그룹의 사람이 있대요; 정부와 국민들. 아프리카의 문제는 부패한 정부 때문이고, 보통 사람들은 따뜻하고 순박한 좋은 사람들이래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순박하기만 한 사람들이 부패한 정부를 만든 거 아닌가. 순박하기만 해서 불의에 분노하지 않아 부패한 정부를 만든 거 아닌가, 그래서 결국 그 부패한 정부에 대한 댓가를 자신들이 치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깨어 있으되 동요하지는 말아야지 생각은 하면서도 뉴스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벌렁벌렁하니... 아무쪼록 더 이상의 인명피해 없이 하루 빨리 마무리 됐으면 좋겠습니다. 에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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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2] 댓글보기
  • Jenny Park 11-03-18 19:06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저도 함 해여겠네요.
    세상이 참 그렇죠.
    전 요즘 기도 많이 하게 되었답니다.
    그냥 너무 마음이 아파서..우리들의 미래도 걱정되고.
    암튼 우리 화이팅하고 열심히 살아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1-03-18 20:55
    이걸 콩주머니처럼 큼직하고 헐렁하게 만들거나 삼각뿔 모양으로 해서 바닥에는 콩을 넣고 위에는 솜을 채워서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냅킨도 눌러 놓고, 신문도 눌러 놓고, 영수증 모아 놓은 상자도 눌러 놓고...

    맞아요. 기도 열심히 하고 열심히 살아요.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요. 화이팅이요~
  • Anne Shin 11-03-19 10:33
    좋은 아이디어네요.
    애들 숙제할때도 안넘어가게 하나씩 만들어 봐야겠어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1-03-19 17:52
    저는 옷감 남은 모양대로 저렇게 길게 만든 건데요. 쓰다보니 길죽한 것이 책에 척~ 걸쳐져서 동그란 것 보다 안정감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
  • eunyoung choi 11-03-20 10:45
    정말 좋은 아이디어내요. 당장 만들렵니다.
    레퍼런스 책들 여러개 펴눟고 타이핑힐때 딱 필요한거네요. 감사!!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1-03-20 18:54
    하.. 맞아요. 레퍼런스 책들은 또 두껍잖아요. 그러니 웬만한 북 스탠드에는 안 들어가고... 그래서 온갖 것 다 동원해서 눌러 놓고 눌러 펴다가 너무 힘 들어가서 가운데 제본된 곳을 뚝! 꺾어 놓기도 하고 그랬는데... ^^;;;

    제가 만든 애는 단면이 둥글어서 책이 무겁고 두꺼우면 이리저리 굴러요. 그러니 좀 넙데데하게 만드시고 쌀보다 무거운 콩이나 팝콘 옥수수 같은 걸 넣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아자! 공부 열심히!! ^^
  • ara lee 11-03-20 18:43
    It's great!  Thank you.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1-03-20 18:55
    요 웰컴입니당. ^^
  • 한정아 11-04-26 23:27
    와하하하
    문진이었군요!!!
    저는 예전에 할아버지 서예하실때 쇠로 만든 문진 쓰시던거 보고..
    몇십년 만에 처음 봅니다..
    혜원님도 참 아이디어뱅크라는^_^
    저는 책볼때보다 피아노 칠때 문진이 더 필요해요.. 근데 눕혀놓을 수가 없으니까 거긴 안되겠지용..
    넘 귀여워요..쵸콜렛포장한 것 같네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1-04-29 14:52
    흠... 피아노 책은 정말 어렵죠. 책을 세워 두고 문진으로 누른다 해도 계속 넘겨야 하니... - -;
    한때 열심일 때는 피아노 책을 사는 족족 제본 부분 잘라내고 구멍 좍~ 뚫어서 스프링철을 했었어요. 휙~ 휙~ 잘 넘어 가거든요. 다만 주머니가 헐렁해진다는 부작용이... ^^;

    사실 저 아이디어는 엄마한테 얻은 거예요. 서예할 때 쓰는 쇠 문진 있잖아요. 거기에 저런 주머니를 해서 넣어 주셨었거든요. 오랫동안 진짜 잘 썼었어요. 미국 오면서 문진까지는 못 가져와서 - -; 그게 늘 그리웠길래 이렇게 만들어 본 거예요. 오모나~ 어쩜 그걸 꿰뚫어 보시다니요. 대단하세요. ^^
  • Hannah Noh 11-06-23 17:28
    아이디어 짱!이십니다요~
    저런걸 문진이라고 하는군요. 처음 알았어요^^
    저 책, 꼭 finish하시길 바래요.ㅎㅎ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1-06-24 01:37
    으하... 뜨끔했어요. 저 책.. 책상 한구석에 밀어 놓고 계속 째려보고만 있거든요. ㅋ 지금 읽고 있는 거 끝내고 그 다음 줄 서 있는 거까지 끝내면 그 때 다시 한번 시도를 해볼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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