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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 조각 조각 모았어요. 정성도, 사랑도... 모자이크 블랭킷
10-12-05 19:30 조회수 |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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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그러니 아침에 따뜻한 이불에서 나오기가 여간 괴롭네요. 게다가 요즘은 나이가 먹어 그런가 화장실 가고 싶어서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꼭 30분에서 1시간 일찍 일어나게 돼요. 조금만 더 자자 하고 버티다 버티다 이러다 키 쓰고 소금 얻으러 나가지 싶어서 결국은 일어나게 됩니다. ^^;

어느 날 이른 아침.. 문득 창밖을 내다보니 저렇게 구름이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더라구요. 아래의 흰 구름과 대조가 돼서 어찌나 예쁘고 신기하던지... 꼭 노을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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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지니 자동으로 생각 나는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이젠 게을러서 더 이상 크리스마스 장식도 안하고 선물도 안주고 안받는데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웬지 마음이 부우우웅~ 들뜨고 그냥 신이 나고 그래요. 캐롤도 흥얼흥얼 거리게 되구요.

제가 다닌 국민학교(네, 저 국.민.학교 다녔어요. - -;)가 기독교 학교였어요. 그래서 알게 된 선교사 할머니(한국말 되게 잘하셨습니다. 쿨럭..)한테서 이런 브로치를 선물 받았던 적이 있어요. 뭐.. 그 브로치야 벌써 오래 전에 잃어 버렸고 ^^; 그 기억을 되살려서 이렇게 한번 만들어 봤네요.

그야말로 대충 만들어서 몇 코를 잡는지, 몇 코마다 늘리는지 몰라요. 그냥 만들면서 좀 찌그러진다 싶으면 늘려주고 줄여주고 뭐 그러면서 만들었네요. 빨간 열매는 바늘에 실을 두 세 번 감아서 밑으로 쭉~ 빼서 고정시켰구요, 마무리로 리본도 하나 달아주구요. 좀 유치하지만 크리스마스 때는 다소 유치함이 용서가 되는 시즌이라 믿음시롱 얼굴에 철판 깔고 가슴에 하나 달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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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투리 천을 사다가 이거저거 작은 것들 많이 만들잖아요. 털실도 역시 자투리를 사다가 (혹은 얻어다가) 이거저거 장난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애기 목도리나 하나 나올까 말까한 정도의 정말 자투리들이 많이 생겼는데... 어우... 이걸 다 어째요. (지금 보시는 건 새발의 피예요. - -;)

그래서 고민 끝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이겁니다.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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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잖아요. 그래서 뀄어요. ^^; 이건 재작년과 작년 겨울에 걸쳐서 뜬 거예요. 때가 꼬질꼬질해서 조만간 빨아야 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아크릴에 울에 마구마구 섞어 뜬 거라 이걸 어찌 빨아야 할지... 그야말로 대략난감입니다. ㅡ.ㅜ

코바늘은 Size 10 or J 라고 되어 있는 걸 썼구요, 네모 한칸은 열 코와 여섯 단이에요. 이렇게 하니까 거의 정사각형 비스름하게 나오더라구요. 총 12줄의 네모를 떴더니 저런 모양이 됐어요. 방에서 주로 영화볼 때 무릎에 덮는 용도로 아주 잘 쓰고 있어요.

코바늘로 한길 긴뜨기 한 거구요. 가장자리는 세 코 간격으로 짧은 뜨기 세 단, 나머지는 역시 한길 긴뜨기한 거예요. 모서리에는 한 구멍에 세 코 또는 다섯 코를 함께 떠서 돌린 거구요. (이게요... 뜨게질도 엄마 어깨 너머로 배운 거라 그런지 설명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죄송합니다. - -;;;)

그러면 각각의 네모는 어떻게 연결하느냐... 요것이 문제죠. 이 방법을 찾느라 인터넷을 왕창 뒤졌으나 결국은 못찾아서 제가 이렇게 저렇게 해서 개발을 했어요. 그 비법을 공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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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이 1번, 오른쪽이 2번, 아랫 왼쪽이 3번, 오른쪽이 4번 되겠습니다.

1번. 새 실을 이어야 하는데요. 그냥 저렇게 얹어만 놓으세요. 그러고 그 위로 떠가면서 실 끝을 안으로 숨겨 넣을 거예요. 이렇게 하면 나중에 실 끝을 일일이 바늘로 꿰메 넣을 필요가 없어요. 2번. 한길 긴뜨기를 하나 한 모습이고, 3번은 다섯 개 한 모습이에요. 4번 보세요. 실 끝부분이 거의 밑으로 숨었죠? 이렇게 해서 다른 색 실을 연결하시고 각각의 네모를 떠 나가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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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색이 달라지는 부분에 오면요. 왼쪽 사진처럼 저렇게 한코가 길게 늘어져요. 가운데 사진처럼 그 코에도 실을 걸어 뜨시면 되구요. 뜨신 후에는 오른쪽 사진처럼 쭉! 당겨서 쫀쫀하게 코를 좁혀주시면 됩니다.

뜨게질을 하다보면 그냥 뜨게질만 하기엔 좀 심심하더라구요. 그렇다고 미즈빌을 할 수도 없고 책을 읽을 수도 없고... 그래서 하는 것이 바로! 드.라.마.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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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에 섭렵한 드라마는 하얀 거탑이에요. 아주 심한 뒷북이죠. ^^; 남편한테 얻은 iPod touch에 여기서 배운 Crunchroll.com app을 다운 받아서 열심히 열심히 한편 한편 넘겨가면서 봤어요. 뭐랄까... 일단 (악인의 처세술이긴 했으나) 자신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에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봤어요. 거기에 진부하지만 불변의 진리(로 남길 바라는) '선이 악을 구축'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구요. 그리고 정 과장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엉뚱하게도 남편한테 가서 사랑하니까 오래오래 같이 살자고 했네요. 그랬더니 이 아줌마가 뜨게질하다 말고 왜 이러나 싶은 표정으로 쳐다 보더군요. 푸하... ^^;

이렇게 드라마와 함께 한코 한코, 한줄 한줄... 무념무상으로 떠나가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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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하나의 무엇이 완성이 되더라... 이 말씀이죠. ^^
이번 것은 실이 좀 여유가 있길래 규칙적인 패턴을 만들어 봤어요. 역시 열 코 여섯 단에 한길 긴뜨기구요, 가장자리에는 짧은 뜨기 두 바퀴에 마지막 바퀴에는 짧은 뜨기와 네 코짜리 피콧뜨기로 마무리했어요.

피콧뜨기 설명은 여기서 보세요. ▷

이번 모자이크 블랭킷은 네모를 가로세로 열 개로 만든 조금 작은 크기예요. 제 친구가 지난 달에 아들을 낳았거든요. 그 친구한테 보내려구요.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시작을 했는데 여름 내내 거들떠도 안보다가 (심지어는 포기도 했었다가) 어제서야 부랴부랴 마무리를 했어요. 시작할 때는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 몰라서 색깔 고르기가 애매했어요. 그래서 아들 딸 색깔 다 섞어서 시작을 했다는... ^^;

이렇게 조각 실들을 모아 뭔가 하나를 완성하면 기분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아마 역경을 딛고 일어난 기분(?)이라 그런 것 같죠. 푸하...

제 모자이크 블랭킷 보시면서 따뜻한 겨울 되시기 바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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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8] 댓글보기
  • jin yi 10-12-08 19:16
    대단하십니다..
    원래 뜨개질은 주변에 안쓰는 것들을 모아서 많이 뜨나봐요.
    캐스퍼가 엉켜놓은 그 많은 털실을 처박아 두었는데 제 친구가 딸 이불떠준다고 달라고 해서 줬어요.
    그 친구는 자기네 클래스 애들 놀때 불러다가 다 풀러놓으라고 시켰다네요 ㅎㅎ
    제 털실과 다른 친구들이 준 털실 모두 모아 뜰거라고 하는데 부럽더라구요.
    저는 뜨개질을 못하니까.
    너무 이쁘네요.
    그런데 코바늘뜨기랑 대바늘 두개로 뜨는거랑 어떤 차이가 있나요?
    대부분 사람들은 코바늘 뜨기를 많이 하는거 같아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12-08 23:40
    자투리 실을 쓰면 요걸 어떻게 넣어야 실이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제일 커요. 그래서 첫번째 블랭킷은 오만가지 색깔이 다 들어갔고 게다가 실이 모자라 네모 한칸을 한색으로 다 못끝내서 다른 색도 섞어 쓰고 그랬어요. 그래도 재미는 무지하게 있죠.

    아래 정아님도 말씀해 주셨지만 코바늘이랑 대바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질감에 있는 것 같아요. 대바늘은 부드럽고 코바늘은 좀 단단한 느낌이 들죠. 그래서 그런지 대바늘로 뜬 것이 더 따뜻해요. 대바늘 뜨기한 것은 코바늘 보다 신축성이 아주 많이 좋아요. 그래서 대바늘 뜨기는 주로 겨울옷에, 코바늘 뜨기는 주로 여름옷이나 커버 등의 소품에 많이 쓰죠. 뜨는 속도는 코바늘 뜨기가 대바늘 보다는 좀더 빠른 것 같아요. 모양의 변형도 용이한 편이구요. 이정도 밖에는 생각 안나는데요. 다른 것이 생각나면 그때 더 말씀드릴게요. ^^;

    + 하나 더 생각났어요. 편물 크기요. 대바늘은 대바늘 길이에 따라 완성품의 크기가 결정돼요. 즉 대바늘 길이 보다 긴 편물은 짤 수가 없는 거죠. 그렇지만 코바늘은 무.제.한.으로 크게 짤 수 있어요. 이 블랭킷도 처음에는 대바늘로 짜려고 했는데 제가 원하는 크기만큼 뜨려면 대바늘이 1미터는 되던지 조각으로 떠서 이어야겠더라구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코바늘로 떴어요.
  • 한정아 10-12-08 22:11
    켁... 혜원님..
    제가 퀼트를 못하는 이유가 인내심이 없어서에요.. 조각을 맞추는..
    너무 멋지고 따뜻하게 보이네요.. 저는 두가지 실로 무릎 덮개 한 번 만들었는데.. 어디갔는지도 모르겠네요..
    진수님.. 코바늘은 대바늘보다 디자인이 착 붙게 안나올 거에요.. 보통 디자인 이쁜 옷들은 대바늘이 많더라구요.. 코바늘은 아예 가는 실로 모티브 넣어가면서 레이스 만들거나.. 구멍이 성긴 옷이어도 괜찮은 것들일때 좋더라구요.. 그래서 여름옷이 코바늘이 많은 것 같아요..
    코바늘로 뜨면 아무래도 뻑뻑해지더라구요 저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12-08 23:45
    저 대신 답변 감사합니다. 진짜 어려운 질문이었거든요. ^^;
    코바늘로 저는 주로 털실로만 짜요. 가는 실로 짜는 건.. 진짜 뛰쳐 나갈 것 같아서요. - -; 그... 실에 맞는 바늘 굵기가 있잖아요. 저는 그것 보다 한두 치수 굵은 바늘로 짜요. 그러면 별로 많이 뻑뻑해지지 않더라구요. 한번 해 보세요.

    그리고.. 켁... 정아님. 저도 퀼트는 엄두를 못내겠어요. 퀼트에 비하면 제가 뜬 이 모자이크 블랭킷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드라마 보면서 (이 핑계로 당당하게 드라마를 본다죠. ^^v) 코 빼먹어 가면서 뜨다 보면 어느새 이만~큼  와 있고 또 이만~~큼 와 있고 그래요. 운전할 때 무릎이 너무 추워서 하나 더 떠서 차에 놓고 쓸까 생각 중이에요. 아아... 그런데 이번엔 또 어떤 드라마를 골라 봐야하나... 추천 좀 해주세요. ^^;
  • Hannah Noh 11-03-04 00:27
    소파에서 티비 볼때 무릎에 덮으면 너무 좋겠어요.
    너무 예뻐서 한자 적고 갑니다^^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1-03-06 01:10
    바로 그 용도로 아주 잘 쓰고 있답니다. ^^
  • 이성민 12-03-15 20:52
    이거 만들어보고 싶어요 모티프 블랭킷은 제게 좀 부담스러웠는데 이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2-03-16 23:31
    저는 이거 뜬 이후로 그래니 모티프 블랭킷을 떠 보고 싶었는데 설명을 죽~ 읽어 보니까 진짜 손 많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포기했어요. - -;;;
    어려운 거는 못하는 제가 뜰 수 있었으니까 성민님도 쉽게 뜰 수 있으실 거예요. 으라차차! 응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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