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ber Login
바느질 | + A BIG tote for a New Yorker
10-07-31 14:16 조회수 | 1,918
뉴욕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요. 이 친구는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생각하는 깊이며 도량이 어찌나 깊고 넓은지 말하는 거 들을 때마다 아주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에요. 벌써 오래전부터 이 친구한테 뭐 하나 보내고 싶었는데 드디어 만들었습니다. 이 친구 마음만큼이나 크고 넓은 tote! ^^

e0012101_4c530b10d9a21.jpg

그동안에는 내내 집에서만 쓰거나 아줌마들을 위한 것만 만들다가 이번에는 아가씨를 위한, 게다가 맨하탄이 주 활동무대인 이 친구 걸 만들려니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나름 멋을 좀 부려봤어요. 일단 손잡이와 가운데 부분을 누벼서 포인트를 줬구요, 바닥 모서리 부분을 돌리면서 주름을 잡아 봤어요. 자세한 건 만드는 과정에서 설명 드릴게요. 참, 이번에는 바닥과 옆선을 별도의 천을 붙여서 만들어 봤어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거든요.

그럼 만들어 볼까요. ^^

완성된 크기는, 가로 19", 세로 14.5", 옆 너비 4", 손잡이 17" 되겠습니다. 좀 커요. ^^; 그래서 손잡이는 일부러 길게 안했어요. 대신 가방 윗선을 좀 파서 길이를 더했어요.

e0012101_4c530adbdd484.jpg

이 옷감들 많이 익숙하시죠? ^^; 이제 거의 다 쓰고 작은 가방 한개 만들 정도 남았네요. 제가 좋아하는 옷감들인데 정작 제것은 하나도 안만들어서 남은 걸로 뭐 하나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왼쪽이 안감, 오른쪽이 겉감이에요. 몸체 부분 각 두 장씩, 바닥과 옆선이 될 길다란 천 각 두 장씩, 안감에는 큰 주머니 두 장, 겉감에는 옆선에 붙일 주머니 두 장, 그리고 몸체 부분에 장식할 반달 모양 두 장 (사진에는 네 장으로, 안과 겉에 모두 붙일 생각으로 잘랐는데 나중엔 겉에만 붙여서 두 장만 썼어요.)

e0012101_4c530ade558d2.jpg

자, 이게 제가 또 처음 도전해보는 디자인 아니겠어요? 그러니 바느질 순서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미리 만들어 둬도 되는 것 부터 시작했습니다. 바로 손잡이와 반달이. 손잡이는 일단 모양만 잡아서 박았어요. 반달이도 아랫선만 박았구요. 나중에 이 두 개를 같이 줄줄이 누빌 거예요.

곡선 박음질 하실 ㅤㄸㅒㅤ는 시접 너비가 1cm라고 하면 0.8cm 정도만 가위집을 내서 접으세요. 그래야 둥근 모양이 예쁘게 잡혀요. 밑에 사진이 있으니 다시 한번 말씀드릴게요.

e0012101_4c530ae5081ea.jpg

이번에는 옆선과 바닥이 될 부분입니다. 사실 천이 여유가 있어서 두동강을 내서 다시 잇지 않아도 됐었는데 바닥에 빨간 박음질 뽀인뜨를 주려고 일부러 나눴다가 다시 이었어요. 사서 고생을... ^^;;;

e0012101_4c530aed2d71a.jpg

안감에 주머니부터 붙이겠습니다. 가방이 크기 때문에 뭐 한번 넣으면 어디에 들어 있는지 모를 것 같아서 주머니를 한쪽은 세 칸, 다른 쪽은 두 칸으로 나눠서 박았어요. 왼쪽은 주머니 입구 부분이에요. 이렇게 두 번 접어서 박아줬구요, 오른쪽은 세 칸으로 나눈 주머니예요. 삼등분해서 드르륵~ 쉽죠. ^^ 반대편은 이등분해서 드르륵~

e0012101_4c53bece4db3d.jpg

다음으로 몸체와 바닥/옆선을 붙여서 안감을 완성합니다. 이 작업은 이번에 처음이라 안감부터 시작했어요. 혹시 망치더라도 안으로 숨을 것이고, 한번 해 봤으니까 겉감할 때 좀 더 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잔머리가.. 히... ^^;;;

일단 몸체의 바닥 부분을 정확히 이등분해서 바닥/옆선에서 박았던 부분을 맞춰주세요. 그리고 양쪽으로 죽 돌려서 시침핀으로 고정했다가 박으시면 돼요. 처음하는 거라 정신이 없어서 과정샷이 없어요. 미루어 짐작해 주세요. ^^;

오른쪽 사진은 모서리 부분을 찍은 건데요. 여기서 어쩔줄 몰라하고 그냥 쭈글쭈글 박았더니 이렇게 됐어요. 그래서 나중에 겉감할 때에는 아예 미리 접어서 박았더니 주름이 예쁘게 잡혔어요.

e0012101_4c530af483436.jpg

자, 이제 겉감 들어갑니다. 먼저 주머니부터 만들었어요. 옆선 양쪽에 각각 하나씩 붙였거든요. 왼쪽은 주머니 입구 부분이에요. 안감 주머니처럼 두 번 접어서 박았어요. 오른쪽은 옆선에 주머니를 붙인 사진이에요. 주머니의 위치는 겉감 몸체부분에 바닥/옆선 천을 둘러서 대강의 위치를 잡으시고, 정확한 위치는 바닥/옆선 천의 가운데 박은 부분으로부터 양쪽이 같도록 해서 시침핀으로 고정시켰다가 박으시면 돼요. 옆에 이렇게 주머니 달린 가방을 써본 적이 있는데 중요한 거 넣기엔 주머니가 좀 부실해서 주로 사탕 껍질, 코 푼 휴지 이런 거 넣었는데 참 좋았어요. 길에 뭐 절대 못버리는 지라... ^^;;;

e0012101_4c530afacf800.jpg

이번엔 겉감과 바닥/옆선 부분 합체예요. 안감과 같이 바닥 가운데 부분과 몸체의 중앙부분을 먼저 맞춰 주시고 양쪽으로 돌려 주세요.

왼쪽 사진 보세요. 안감에서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 이번에는 모서리를 요렇게 접어서 박았더니 오른쪽 사진처럼 주름이 살짝 잡히면서 예쁘게 됐네요.

e0012101_4c530afdb2472.jpg


박은 후에 옆선에 달린 주머니예요. 왼쪽은 한번 박은 모습인데 이게 두리뭉수리해서 오른쪽처럼 한번 더 눌러 박았어요.

e0012101_4c530affab791.jpg

이번에는 반달이를 붙이려고 해요. 이 반달이가요... ㅜ.ㅜ 언제 어떻게 붙여야 할지를 몰라서 여러 번 여러 단계에서 시도했다가 다 실패하고 드디어 여기에서 제 자리를 찾았어요. 괜히 안하던 짓해서 고생한다고 다시는, never, ever 이러면서 박았다는... ^^;;;

일단 완성된 안감을 겉감 안에 왼쪽 사진처럼 넣어주세요. 자리를 완전히 잡으셨으면 시접 부분을 남기고 반달이를 붙여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윗부분 곡선을 박고 - 시접만 남기고 안감부분을 자르고 - 시접에 가위집을 내고 - 홀랑 뒤집어서 오른쪽 사진처럼 자리를 잡으시면 되겠습니다. 헥헥... 요게 쉽지 않았어요. - -;

아까 위에서 말씀드렸던 곡선 박음질에서 시접에 가위집 낸 거 여기에서 보세요. 왼쪽 사진을 보시면 시접부분에 가위집 낸 거 보이시죠. 바로 요렇게요. 곡선이 심한 곳에는 더 많이 내셔야 하고 평평한 곡선이면 드문드문만 내시면 돼요.

오른쪽 사진은 안감, 겉감, 손잡이까지 모두 붙여서 시침핀으로 자리를 잡은 모습이에요.

아... 그리고 제가 안감을 넣는 가방을 만들 때는 안감과 겉감을 서로 고정시키지 않아요. 그래서 혹시 안감이 더러워지거나 털어야 할 일이 생겼을 때는 안감만 죽~ 잡아 당겨서 털거나 빨거나 할 수 있게 말이죠. 생활의 지혜랄까 혹은 생활의 참견이랄까... ^^;

e0012101_4c530b01391fc.jpg

가까이서 보시면 요렇게... 왼쪽에 보시면 반달이랑 손잡이랑 안감이랑 자리를 잡아서 시침핀으로 고정시킨 것 보이시죠. 자, 이제는 가방 입구 부분을 박아주시면 돼요. 겉감보다 안감을 2mm정도 안으로 들어가게 해서 박아 주세요. 그러면 밖으로 안감이 밀려나와서 허옇게 보이는 불상사를 막으실 수 있어요. 뭐 이건 설명이랄 것도... 입구를 죽 돌려 박습니다.

그 다음 과정에서 시간과 공이 좀 많이 들었어요. 참!! 처음에 말씀드리면서 손잡이가 미완성이라고 했었잖아요. 왼쪽 사진 보시면 가방 입구 박음질하기 전에 손잡이를 여러 번 누벼서 장식을 했어요. 이 누빔은 반달이에도 똑같이 했구요. 그래서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반달이랑 손잡이랑 사이좋게 누벼져 있는 걸 보실 수 있어요.

남편한테 '이게 이 가방 뽀인뜨야' 했더니 '가방 메니까 팔 아래로 들어가서 뵈지도 않는데' 해요. 힝... ㅜ.ㅜ 그래도 뽀인뜨니까... ^^;

e0012101_4c530ad877d7a.jpg

자, 이렇게 해서 완성됐습니다. 중간중간 일도 좀 있고 힘도 들고 해서 쉬엄쉬엄 했더니 이번엔 3일이나 걸려 겨우 완성이 됐네요. 아시죠. 저 하루에 끝나는 거 좋아하는 거... ^^

이 큰 가방에 악보도 담고(친구가 올겐을 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에이스 크래커도 담고, 뉴욕은 밖은 덥지만 건물 안에 들어가면 추울 지경으로 에어컨을 빵빵 트니까 얇은 가디건도 담고, 자기 꿈도 담고, 희망도 담고, 기왕이면 신랑감도 확 보쌈해서 담고(서른 중반의 참한 아가씬데 이참에 중신 좀 부탁... 굽신 굽신..)... 그런 자기가 좋아하는 거 뭐든지 다 담는 가방이 됐으면 좋겠어요.

친구야~ 가방 날아간데이. 가방 받으레이~

+
잘 받았다고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제가 직접 전화를 못받고 음성 남긴 걸 들었는데... 울먹울먹하면서 메시지를 남겼더라구요. 한동안 몸은 바쁘고 마음은 지치고 너무 힘들었었는데 그러던 찰라 제 가방을 받아서 그 힘든 게 다 사라졌대요. 이런... 들으면서 같이 쿨쩍쿨쩍... ^.T
추천 0 비추천 0
댓글목록 [10] 댓글보기
  • AnnaLee Kim 10-08-01 09:08
    여름 비치용으로도 딱이고..뉴욕커의 필요한 장점을 잘 살리신것 같아요... ^^
    많은 살림을 넣을수 있는... ^^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8-01 16:42
    아아.. 감사해요. 그러고보니 올갠 슈즈도 넣어야 하네요. 전부 면이기 때문에 세탁기에 넣고 빨아도 괜찮으니까 부담없이 쓸 수 있어 좋을 것 같아요. 좋아하면 좋으련만... ^^;
  • jin yi 10-08-01 17:47
    다 면이예요? 전 겉감은 프라다천 같다고 생각했는데. 사진때문에 잘못봤나봐요.
    그래서 전 속으로 이 가방의 이름은 "에뜨라" 라고 지었는데요 ㅎㅎㅎ
    에뜨로 + 프라다. ㅎㅎ
    하여간 진짜 혜원님 너무 잘만드셔서 조만간 사업하나 차리셔야 겠어요.
    어쩜 바느질을 저렇게 잘하시는지.. 색 감각도 너무 좋으시고요. (꼭 제가 평가하는거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칭찬이니 넘어가주시고요 ㅎㅎ)
    안목이 너무 보통 아니세요. 그챠 래디 엘레 사샤!!??
    그거 아세요?
    러시아에서 싸쌰는 Alex래요. 빠샤는 Paul ^^
    이름이 그래서 저한테 친근하게 들려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8-02 04:31
    Go Graham에 이어 에뜨라 탄생했습니다. ^^
    저 겉감이 쫀쫀하고 톡톡해서 물방울이 떨어지면 또르르까지는 아니지만 확 스며들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때도 좀 덜 묻을 것 같고 색도 마음에 들고.. 아끼던 천인데 이제 거의 다 써서 아쉬워요.
    사업은... 3일에 가방 하나 만드는 실력으로는 굶어 죽기 딱 좋을 것 같아서리... ㅋㅋㅋ
  • suji kang 10-08-04 15:50
    그러니까 30후반 제 친구 녀석들에겐 저 가방맨 처자를 보쌈하면 된다고 알리란 소린거죠, 지금?  -.-;  (기왕이면 타켓 상표처럼 뭔가 목표물이다 확신할 수있는 징표가 될만한걸 붙이시지~~!)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8-05 13:52
    앗! 그 생각을 미쳐 못했네요... 음... 지금이라도 빨간 타켓 하나 만들어 보내서 붙이고 다니라고 할까봐요. ^^
  • 한정아 10-08-05 15:34
    헉..
    이가방 정말 멋져요..
    에뜨라.. 이름도 좋습니당..
    제가 좋아하는 페이즐리가 마구 담기고.. 겉색깔도 넘 멋있어요..잉..갖고싶다..
    가방만들어보고 싶어서 한국서 패키지도 사고 했는데..
    저는 손바느질은 안되더라구요..나중엔 재봉틀로 그냥 막 박아버렸다는..
    정말 받는분 좋겠어요.. 침 질질질...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8-06 14:04
    손바느질... 고등학교 때 가사 시간에 치마 만들 때 마지막으로 하고는 가끔 단추 다는 것 외에는 손바느질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땐 밤 새고 수 놓고 그랬었는데... 이문세 아저씨의 별밤 틀어 놓구요. ㅋ

    저도 친구가 이거 받고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나두 누가 이런 거 만들어 주면 되게 좋아하고 막 자랑하고 다닐텐데... ^^;
  • jin yi 10-10-27 13:18
    갑자기 이 가방이 궁금해서 다시 와봤는데 아무리 다시봐도 참 멋지게 잘 만들었어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10-31 16:04
    우우... 감사합니다. ^^;;;
    목록에서 답글 숫자만 보고 혹시나 누군가 '이 가방 멘 처자 발견했다'고 메시지 남기신 줄 알고 클릭하는 순간 얼음!됐었어요. ㅋㅋㅋ
Total 614 페이지
[전혜원]Your trash is my treasure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6 바느질 쭈구리해서 더 멋있다! Cargo Pants Tote 댓글[18]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1-06-02 1703 4
15 바느질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책에 쓰는 물건이요. 댓글[12]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1-03-18 1769 0
14 바느질 천신만고 끝에 탄생한 One Star and Strips Tote 댓글[10]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1-02-17 1523 0
13 뜨개질 조각 조각 모았어요. 정성도, 사랑도... 모자이크 블랭킷 댓글[8]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12-05 1990 0
12 바느질 여보야, 도시락 싸 놨다. 학교 가라아~ 댓글[2]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10-20 2245 0
11 바느질 얼떨결에 생긴 iPod, 두 번만에 제 집 찾아가다 댓글[8]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8-29 1699 0
열람중 바느질 + A BIG tote for a New Yorker 댓글[10]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7-31 1919 0
9 바느질 일명 '엄마도-이제-우아하게-식사하세요' 그림판 댓글[10]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7-06 2791 0
8 바느질 Go Green Go! 그래 함 가보자고! 댓글[12]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6-18 2072 0
7 바느질 샤워 커튼, 파우치 안에서 하얀 속살을 자랑하다 댓글[8]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5-22 2377 0
6 바느질 지갑도 진화한다!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 그날을 향하여... 댓글[10]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4-19 2228 0
5 바느질 봄맞이 기념 바이어스 만들기 댓글[14]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3-21 2082 0
4 바느질 찢어진 청바지, pot holder로 부엌에서 새 인생을 시작하다 댓글[8]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2-27 2890 0
3 바느질 꿈 꾸는 그녀를 위한 Rainbow Tote 댓글[28]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2-13 3357 0
2 공지 첫 인사 드립니다. 댓글[8] Hyewon Jeon 쪽지보내기 2010-02-13 1573 0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