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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 일명 '엄마도-이제-우아하게-식사하세요' 그림판
10-07-06 23:22 조회수 | 2,791
친구 중에 얼마 전에 둘째를 낳은 친구가 있어요. 큰 애가 일 주일 전에 3살 됐구요, 둘째는 이제 10개월인가... 큰 애가 동생 시샘을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는 편이라 친구가 많이 힘들어해요. 늘 양 옆구리에 애 둘을 끼고 있어서 허리, 어깨 안 아픈 곳이 없구요. 엄마가 된다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있죠.

한달쯤 전인가 부부 동반으로 저녁을 먹으러 근사한 이따~리아노 레스토랑에 갔는데... 음... 이거 참... 그야말로 대략 난감이었어요. 음식은 정말 기절하게 맛있었는데 피곤한 데다가 감기 기운에 미열까지 있던 두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바람에 분위기도 기절하게 정신없었거든요. 그렇게 한바탕 하고 작은 아이는 잠이 들어줬고 (흐흑, 정말 고마워!!) 큰 애는 연필을 쥐어 줬더니 종이 플레이트 매트에 그림 그리고 노느라 잠시 먹을 틈을 주네요.

이 아이를 보면서 가지고 다니기에 편한 그림 그리는 도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친구한테 넌지시 물어봤더니 아이가 칠판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탄생했습니다. 일명 '엄마도-이제-우아하게-식사하세요 그림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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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모습이에요. 이렇게 말아 놓으니 펑키한 클러치 같지 않나요? (저도 보그**체 흉내 좀 내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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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드는 거라 어떻게 해야할 지 감이 안와서 인터넷을 많이 뒤져 봤어요.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들은 chalk cloth와 분필 넣는 주머니가 따로 있거나, 붙어있긴 한데 chalk cloth 양쪽 아래에 하나씩 붙여서 그림 그릴 공간을 가린다거나 등등으로 마음에 쏙 들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림을 여러 장 그리면서 조금씩 조금씩 아이디어를 다듬었구요, 그래서 드디어 왼쪽 그림처럼 구상이 완성됐어요. 보시기엔 허접한데 나름 필요한 재료랑 바느질 순서들을 기록한 청사진이랍니다. ^^; (고백.. 미술은 '미'술 이라서 미 이상 받아 본 적이 없... 쿨럭.. - -;;;)

자, 그럼 재료를 볼까요? (급 화제 전환 ^^;)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맨 뒤가 겉으로 드러날 옷감이구요, 맨 왼쪽의 검은 것이 바로 chalk cloth 예요. 두꺼운 비닐에 칠판 재료?를 코팅해서 분필로 썼다 지웠다 할 수 있어요. Chalk cloth 위의 길게 마름한 천으로 끈을 만들 거구요. 네모난 흰 것은 전에 잘라뒀던 샤워 커튼으로 주머니 부분에 덧 댈 거예요. 그 위에 누리끼리한 것이 분필 지우개용 타월 (pot holder에 들어갔던 조각이에요), 빨간 것이 바이어스, 그 밑에 주머니 입구에 붙일 벨크로 되겠습니다. 만들고 보니 이 재료에 덧붙여서 끈에 붙일 벨크로 조각 (정사각형)과 장식 (동그란 부분)에 쓸 재료도 필요했어요.

크기는, (이번에는 시접 포함 수치입니다.)
chalk cloth 가로 14", 세로 11"
겉감 가로 25", 세로 11"
방수천 (일명 샤워 커튼) 가로 10", 세로 11"
끈 폭 2", 길이 적당히
벨크로 길이 역시 적당히 (주머니 입구에 맞춰 잘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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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저렇게 그려 놓고서도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끈 부터 만들었어요. 길이도 확실하지 않아서 일단 넉넉하게... 옷감에서 노란색이 확~ 눈에 띄더라구요. 그래서 실을 노란색으로 결정했고, 세 살짜리 아이 선물이니까 귀엽게? 지그재그로 박았어요. 옷감이 좀 얇은 편이에요. 그래서 튼튼하라고 가운데 한 줄 더 박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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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엔 chalk cloth와 방수천을 한덩어리로 만들었어요. 역시 지그재그로 박았어요. 방수천은 주머니 안감용이에요. 두께도 좀 더하고 주머니 안이 더러워질 것도 방지하는 차원으로요. 주머니는 두 칸이 필요해요. 한 칸에는 분필 넣고 다른 한 칸에는 지우개를 넣고요. 그냥 간단하게 방수천 부분을 세로로 척 접어서 절반되는 부분을 가로로 드륵 박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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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설명드리면, 위에서 한덩어리가 된 chalk cloth와 방수천에 겉감을 대고 주머니 입구가 될 부분에 바이어스를 댔어요. 바이어스도 역시 지그재그로 박았구요. 그리고 (오른쪽 사진 보세요.) 주머니 입구 부분에 벨크로를 붙였습니다. 가로 방향의 절반되는 부분을 막아서 칸을 나눌 거니까 바느질 할 선을 피해 균형을 잘 잡아 붙여 주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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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를 나눠 볼까요. 왼쪽의 방수천 부분을 세로 방향으로 반을 접고 가로 길이의 절반되는 부분을 역시 지그재그로 박았어요. 잘 안보이실텐데... - -; 빨간색 바이어스 중간 부분을 보시면 노란실로 박은 게 보이시나요? 바로 그 부분이에요. 이렇게 해서 주머니가 생겼어요. ^^ 그리고는 겉감과 chalk cloth, 주머니 부분의 가장자리를 돌려서 한번 박아줬어요. 움직이지 말라구요.

자, 이젠 둘레에 바이어스를 댈 차롑니다. 일단 겉감 부분에 바이어스를 대고 죽 둘러 박은 후에 뒤집어서 둘레를 감싸줍니다. 가지고 있는 집게를 모두 동원해서 자리를 잡아 줬어요. 역시 주머니 입구처럼 지그재그로 들들들들...

모서리 부분에 바이어스를 돌릴 때는 직각 바이어스 대는 방법을 사용해야 해요.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인터넷을 뒤졌더니 동영상도 있고 사진들도 있는데, 사진이 올라 와 있는 사이트는 거의 다 이 블로그 포스팅을 복사한 거더라구요. 링크 걸어 드릴게요.

'꼼지락거리기 좋은 날' 바로가기 ▷

정말 이 세상엔 솜씨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고, 이렇게 정보를 공유하는 고마운 사람들도 많이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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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둘레에 바이어스를 무사히 돌리게 되었습니다. 참, 바이어스 돌리실 때 끈도 같이 달아 주세요. 이 끈은 나중에 둘둘 말았을 때 고정하기 위한 끈이에요. 왼쪽 사진 보시면 벨크로 단 거 보이시죠. 다른 쪽 끝에도 달려 있어요. 오른쪽은 뒤집은 모양이구요. 처음엔 주머니 입구에 박은 벨크로랑 칸 나눈 거랑 뒤에서 보면 지저분해서 어쩌나 했는데 실을 노란색을 써서 그런지 의외로 눈에 잘 안 띄네요. 휴우.. 다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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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둘둘 말아봤습니다. 근데 끈 끝에 아무것도 없으니 너무 허전한 거예요. 그래서 뭐 쓸만한 거 없을까 싶어 온 집안을 다 뒤졌는데 정말 마땅한 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전에 pot holder 만들고 남은 청바지 조각에 겉감이랑 바이어스를 대충 둘러 박고 가운에 뽀인트로 노란 단추를 달아서 장식을 했더니 좀 봐줄만 해요.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잘못한 것 같아요. 바깥부터 빨강>겉감>빨강>노란 단추 요렇게 했으면 좀 더 예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이 말씀이죠. 그러나 너무 늦었다...는 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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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가장자리에 바이어스 둘러서 타월로 지우개도 만들었어요. 그리고 분필을 넣어야 하는데... 종이 상자에 들어 있는 걸 그냥 넣자니 쓰기도 전에 다 부러질 것 같고 해서 또 집안을 뒤졌죠. 아무것도 못 버리는 성격이 이럴 때 좋은 것 같아요. 다 먹고 빈통만 남은 알토이즈가 분필 크기랑 완전 딱! 맞춤인 거예요. 그래서 분필통으로 재탄생.

이렇게 해서 '엄마도-이제-우아하게-식사하세요 그림판'이 완성 됐습니다. 이젠 아이들에게 이 그림판 안겨 주시고 엄마는 우아~~~하게 식사하세요. ^^

+
어제가 드디어 세 살 생일 파티였답니다. 선물 증정식을 화려하게 하고 싶었으나 정작 꼬마는 선물은 본 척 만 척, 친구들이랑 온몸에 페인트 칠하고 물놀이 하느라 정신 없었구요, - -; 대신 친구가 더 좋아했어요. '그림 그리고 놀라고 이거 안겨 주고 이젠 너도 우아하게 식사해.'했더니 정말 너무너무 좋대요. 다른 꼬마 엄마들도 침들을 흘려 주셔서 뿌듯했어요. 히이~~~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우아하게 식사하는 그날을 위하야! 화이팅!!!을 열심히 외쳐봅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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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댓글보기
  • Sukhyun Park 10-07-07 00:35
    와... 가끔 식당에 가면 그림그리는 것 주잖아요. 이렇게 가지고 다니면 좋겠어요.  저도 아이 마커랑 반질반질한 그림 그렸다 지웠다 하는 것 가지고 다닌 적 있었는데... (지금은 컸다고 게임기 가져가요)  저런 Chalk cloth도 파는 군요.  넘 이뻐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7-07 13:49
    저도 처음에 chalk cloth를 발견하고는 완전 유레카!를 외쳤어요. 애들이 분필로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잖아요. 저도 어렸을 때 분필로 아파트 마당에 낙서하는 거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관리 아저씨한테 야단도 많이 들었어요. ^^;
  • Ju Hye Lee 10-07-07 15:29
    혜원님 포스팅 보면 매번 허구헛날 놀구 있는 울집 미싱이 생각나요.
    오늘도 또 반성.. ㅎ
    사실은 미싱 박는 수준이 너무 떨어져서 뭔가 만들 수준이 못되요. 그저 바짓단 네번 고쳐본 게 미싱 경험의 전부라서.. 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구경하는 것도 즐겁네요. 가까이 살면 맨날 놀러가서 구경하고 싶어요.
    (어릴 때 엄마가 바느질 하시는 거 옆에서 구경하면서 좋아하던 그 심정으로.. ^^)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7-08 00:39
    저도 뭐 미싱 박는 수준이 직선 박기나 할 줄 알지 곡선 박기 못하구요. ^^; 몸에 잘 맞게 만들어야 하는 옷 그런거 할 줄 몰라서 그저 가방이랑 팟 홀더만 만들고 있어요. 뭔가 좀 발전이 있어야 할텐데... 그러니 재봉틀 기름 쳐 주시고 직선 박기 하시고 청출어람하세요. ^^

    그러고보니 저도 어렸을 때 엄마가 바느질 하시는 거 지켜보곤 했었는데... 음.. 그립다, 그 시절!
  • 한정아 10-07-12 09:28
    와...chalk cloth라는것도 있군요.. 저는 chalk paint까지는 봤는데..
    넘 이쁘고 옷감도 정말 유쾌한 색깔이에요..글구 친구를 생각하는 혜원님 마음씨가 넘 이쁘세요.
    다음에 조앤같은 곳 가면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요새 재봉틀 상태가 영 아니어서 꺼내놓지도 못하고 있답니다 저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7-12 19:29
    그 친구가 보통 훌륭한 친구가 아니예요.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사람이라 없던 아이디어도 막 짜낼 수 있었어요. ^^;
    Chalk paint, cloth도 있구요, 뒷면에 양면 테이프가 붙어있는 종이도 있어요. 용도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더라구요. 페인트를 같은 크기의 유리병 여러 개에 발라서 양념통 하는 걸 봤는데 너무 예뻤어요. 양면 테이프 종이는 벽에 적당한 곳에 붙여서 아이들 낙서하게 한 것도 있었구요. 머리 좋은 사람들 참 많아요. 하...
  • jin yi 10-07-13 16:43
    어쩜 저렇게 손이 야무지실까?....
    정아님 전 재봉틀 상태도 좋은데 직선박기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다니까요 ㅎㅎ
    너무너무 정말 깜찍한 아이디어예요!!
    너무 이뻐요 그리고 전 제일 맘에 드는게 꽃버튼!
    제가 꽃가라를 좀 많이 좋아해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7-14 12:28
    꽃가라... ㅋㅋㅋ 대학 다닐 때 남자 선배 중 하나가 이른바 'ㅤㄹㅘㄱ커'를 꿈꾸며 열심히 입고 다니던 바지 중에 얼룩말 무늬랑 자주색 커다란 꽃무늬 바지가 있었어요. 나름 신성우삘이 나서 그런대로 봐줄만 했는데, 이 선배를 못마땅해 하던 더 나이 많은 선배가 '저 xx, 꽃가라 바지 한번만 더 입으면 @#*$#&^@#&^$*#&'해서 몇 년을 웃었네요. 왜 그렇게 '꽃가라'라는 말이 웃겼는지 몰라요. ㅋㅋㅋ 덕분에 옛날 생각 나서 또 한번 웃었어요. 감사해요. ^_^
  • suji kang 10-07-15 16:54
    밑그림 보고 심호흡 하고, 끈까지 열심히 보고 그 다음부턴 ㅋㅋ  재주와 아이디어는 타고 나야 하는 거라고 다시 한번 포기해 봅니다.  ^^; 

    이거 미즈빌 도네이션 옥션때 꼭 내주시길 강.권./기.대.해요.
  • Hyewon Jeon 댓글의 댓글 10-07-16 13:00
    이런... 꿈과 희망을 심어드리지는 못할망정... - -;;; 근데 저거 '끈'이 아니라 '끝'인거죠? 굳게 믿음시롱... ^^;
    도네이션 옥션에 대한 아이디어는 정말 감사드려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근데 제가 뭐 만들면 꼭 하나만 만들고는 바로 홀랑 집어 주기 때문에 저도 사진으로만 가지고 있거든요. 앞으로는 한두개씩 더 만들어야겠네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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