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생일파티를 빌미로..
남편 직장분들은 초대해서 집에서 식사 대접을 하기로 했답니다.
그러나!!!
손님들 오시기로 한..이틀전부터..
저의 평생 고질병인 사이너스 인펙션이 갑작스레 찾아왔다지요..
부랴부랴 항생제 처방받아서 알러지약이랑 함께 복용하다보니
손발은 퉁퉁 부어서 주먹도 안 쥐어질 정도가 되고
하루종일 기운 없어서 늘어져 있는 모양새 였답니다.
그래도..손님은 초대했고..음식은 해야하고...
전날 갈비찜과 삼색전은 미리 해놓고 잤는데요..
당일날 아침엔 정말 너무 컨디션이 안좋아서..
식당에서 음식을 사와야 하나...하는 고민까지 했답니다..
일단 하는데까지 해보고..
안되면 4시쯤가서 음식을 투고해 오자...싶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요..
막상 하다보니 손이 풀리고 몸이 풀려서..
게다가 메뉴가 다 오래걸리는 것들은 아니라서
천만 다행히도 무사히 상에 낼수 있었답니다..

아는 분께서 추천해 주신 삼색전..
느타리를 꽂아서 삼색전은 전날 넉넉히 만들어 두었어요.
부치는데 오래걸리니까 당일 하려면 일이 너무 많잖아요..ㅎㅎ
갈비찜도 전날 미리 했는데요..
늘 하던데로...
양파랑 배 갈아넣고 양념 쫙 부어서 했는데..
이.날.따.라 짠겁니다..ㅜ_ㅜ
아우..저걸 어쩌나...밤새 고민하다가
당일날 남은 양념 다 부어버리고
메실 엑기스 좀 넣고..물을 더 넣고.. 사과랑 배를 몽창 깍뚝 썰어서 넣고 다시 졸였어요.
아주 다행히 짠맛은 가셨고
사과랑 배 때문에..오히려 더 감칠나게 맛나게 되서 얼마나 가슴을 쓸어 내렸던지요...ㅜㅜ;;;;;

당일날...
최악의 컨디션...
평소 같으면..한시간이면 끝냈을 청소를 두시간 반 이나 하고 있었어요.
그런 마음 아세요?
마음은 날라다니는데 몸이 너무너무 안움직여서
제가 너무 답답해 죽겠더라구요....
몸이 안움직이는거.... 정말 너무 실감했던 날이었어요..
오죽했음 식당에서 투고라고 해야할까..고민을 했겠어요..;;

그래도 하나씩 하나씩.. 차분히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 오히려 많이 남아서..
약먹고 낮잠까지 한숨자고...
안색안좋은거 표날까 싶어서 메이크업까지 하고 내려왔답니다

이날은 컨디션도 좋질 않았고
다 해낼수 있으려나 싶어서 과정샷은 아예 찍지도 못했어요...
엄두도 안났고요..
그날따라 카메라는 어찌나 무겁던지요...
새우냉채 채썰어서 놓고 찍은 이 사진이 다네요.. -_-;
이 새우냉채는 미즈 보물창고에 있는 홍성아님 레시피예요.
제가 손님들 오실때마다 내는 메뉴랍니다.
무지 간단하고 색도 이쁘고 맛도 좋아서 손님들이 좋아하시는 메뉴예요.

케익을 만들던 날은...
데코하다가 거의 다 완성된 케이크 옆면을 손가락으로 푸~~~~~~욱 찔러 주었어요.;;;
평생 처음있는 실수 였습니다..
데코도 마음데로 안되서 울상이었는데
구멍난 케익을 보고 있자니...그 좌절감이란............ㅜ_ㅜ
이걸 버리고...새로 해야하나...고민하다가
그냥 크림으로 막아버리라는 아는분들 조언데로..
일단 버릴때 버리더라도...막아보자 싶어서..
크림으로 막고..초코시럽으로 옆면을 발라주었더니 다행히 표가 안나더라고요.... ^^;;;;;
(위에 사진에서 구멍났던 자리가 메꿔진게 잘 보면 보입니다..ㅋㅋ)

우여곡절 끝에....
짜둔 메뉴데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차려낼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사진 아래쪽부터 순서대로
새우냉채, 삼색전, 단호박 해물찜, 투나 타다끼, 베이컨 버섯말이,느타리 매운굴소스 볶음, 갈비찜 입니다.
투나 타다끼는 애니님 레시피예요 .

술도 큰걸로 준비해두고..
아이스도 꽉꽉 채워 드렸어요..^^

님들 오시기 전에 찍는다고..
서둘러서 찍었는데도 딱~ 두어장이 다네요..
오히려 손님들께선 오셔서 전부 셀폰꺼내서 포토타임을 하셨는데 말이죠..^^;;;
케이크 내온것도 못찍었고..
과일이 나간것도 못찍었네요..ㅜ__ㅜ;;;;
그래도 맛있다고 많이들 드셔주셨고..
기분좋게 또 맛있게 드셔주셔서 얼마나 보람되고 감사하던지요...
몸아픈 와이프 한테 생일상 받는걸 너무나 미안해 하던 남편도..
손님들 가시고는 정말 너무 고맙다고 뒷정리 싸악 다 해주셨지요...ㅎㅎㅎ
입맛 없어서 내내 굶고 있다가
밤에 남편이랑 맥주한잔 기울이고 잤답니다.
무사히 잘 끝내서 다행이었습니다..^^;;